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해방 이후 혼란 속에서 국가 정체성과 정치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이루어진 결정적 과정이었다. 미군정기 3년 동안 조선 사회는 좌우 갈등, 경제 혼란, 행정 재편을 겪으며 새로운 국가의 형태를 모색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제헌국회가 구성되었고, 대한민국의 첫 헌법인 ‘제헌헌법’이 제정되었다. 제헌헌법은 삼권분립, 대통령 중심제, 국민주권, 기본권 보장을 포함해 새로운 국가 체계의 근간을 마련한 문서였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이를 실질적으로 실현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 글은 정부 수립의 배경과 과정, 헌법 제정의 가치, 그리고 이 시기가 한국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된 이유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해방은 되었지만, 국가는 아직 없었다
1945년 광복 이후 조선은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독립 국가 체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군정은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지만 이는 임시 행정일 뿐, 조선인 스스로 국가를 세우는 작업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동시에 냉전이 본격화되며 미국과 소련은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대립했고, 이는 분단의 현실을 고착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조선인들은 새로운 정부와 헌법을 만들어야 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조선이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 그 방향을 스스로 정하는 역사적 선택이었다. 그리고 1948년, 마침내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제헌헌법 제정이라는 두 사건이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제헌국회, 헌법 제정, 그리고 정부 수립 과정
1948년 5월 10일, 유엔 감시 하에 대한민국 최초의 총선거가 실시되었다. 이 선거는 대한민국 헌정사의 첫 민주적 절차였고, 이를 통해 구성된 제헌국회는 곧바로 헌법 제정을 시작했다. 제헌헌법은 대통령 중심제 채택, 삼권분립 구조 확립, 국민의 기본권 보장, 법치주의 원칙 등을 담아 대한민국의 근대 국가 체계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문서였다. 이 헌법은 단순한 법률 문서가 아니라, 식민지에서 벗어난 조선이 스스로 국가의 틀을 세운 정치적 선언이었다. 이후 1948년 7월 17일, 헌법이 공포되었고 같은 해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수립되었다.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정부 조직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고, 미군정은 국가 운영 권한을 대한민국 정부로 이양했다. 이 과정은 해방 후 혼란을 정치적 체제로 전환시키는 역사적 전환점이었으며, 한국 민주주의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뿌리내린 순간
1948년 정부 수립과 제헌헌법 제정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실체를 갖게 된 출발점이었다. 식민지 시대의 굴욕과 미군정기의 혼란을 넘어, 비로소 조선인은 자신들의 헌법을 만들고 정부를 구성하며 완전한 정치 주체로 자리 잡았다. 물론 이 과정은 분단이라는 아픔을 동반했고, 초대 정부의 권위주의적 경향이라는 한계도 존재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한국 민주주의의 씨앗이 뿌려진 역사적 사건이었다. 제헌헌법은 국가의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 주권을 선언한 근간이었으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행정·법률 체계는 이 시기에 마련된 틀 위에서 발전해 왔다. 1948년은 단순한 연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시작된 해’였다. 그 의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현대 한국 사회의 정체성과 민주주의는 이때 만들어진 기반 위에 서 있다.